Monday, June 4, 2012

전주국제영화제와 나

마치 <요세미티와 나> 같은 제목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유운성이 해임됐다. 김은정 전북일보 선임 기자는 몇 년 전에 비해 하나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독해진' 모양이다.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우연히 정말 유운성 프로 트윗을 본 것 뿐이었다. 순간 나는 정말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바로 리트윗을 했다. 몇 명 보지도 않겠지만 나름 시니컬한 논평 트윗도 올렸다. 잠깐 동안 어디 신문에 투고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겨레 <왜냐면>은 어떨까, 라고 생각이 미치게 되었을 때 나는 나 자신의 이 감정이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그래. 고작 투고할 신문이란 게 결국 '한겨레'였던 거다. 전북일보도, 전주일보도, 전북도민일보도 아닌.

전주국제영화제는 나한테 정말 중요한 계기다. 내 삶을 바꾼 몇 개의 사건을 뽑는다면 전주영화제는 언제나 상위권의 자리를 차지해왔다. 나는 심지어 대학원 학업계획서에도 전주영화제 이야기를 적었다. 전주영화제는 10여년 동안 내가 단 두 번 빼고는 매년 찾았던 축제이며, 언제나 기다리고 기대하게 되는 이벤트이다. 어쩌면 내가 한번도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전주영화제야말로 내가 여행 혹은 순례를 떠날 수 있는 유일한 영화제라는 일종의 충성심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정말로 '전주'국제영화제였던 적이 없는 것같다. 아아, 김은정 기자는 나의 이 비밀을 간파했던 것이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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