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27, 2013

점검

만난지 석달째 되는 날이 눈앞에 다가온다.

긍정적인 신호들:
서로 통화하면 30분 이상을 보내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했던 것들을 기억해준다.
만나서 밥 먹고 장난치고 농담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잘 돌봐주는 것도 그대로.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들:
눈빛과 시선
관계에 대한 언사들
관계가 안정되다보니 심심하니까 만나는 건가 싶어진다. 관계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말들을 여전히 하고 있기도 하고.

장난치고 농담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빼곤, 그가 친구들이랑 만나서 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같다.


'남자친구'라고 하고 다니겠다는 나의 선언에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이 긍정적인 신호였다고 생각하자니,
내가 그렇게 말하고 다녀봤자 그가 속해있는 세계에서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선언이란 기실 연애 없는 남자친구라는 형용모순에 불과하다.


나의 대처:
되도록 과거를 꺼내지 않으려 '노력중'. 가끔 욱하고 말을 꺼낼 때가 있어 점수를 까먹고 있다.
맛있는 밥을 차려주고 있다.
조급해하거나 투정부리지 않는다.
뜸하게 연락하려고 노력한다.

난점:
목발짚은 상태. 너무 가엾어 보이고, 종속적이고 의존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가 처한 문제에 개입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노릇.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예 목발을 던져버리기 전까지는, 이 관계가 도약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
논문에 열중하면서 나 스스로를 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