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5, 2013

낙관의 함정

낙관의 함정에 빠져 비관하고 있다. 잠시 낙관하고 잠시 미래를 그렸던 것이 그렇게 잘못이었는지 비관이 엄습해왔다. 이 비관을 뚫고 나가면 나는 지혜를 맞이겠지만 그는 과연 돌아올까. 앞선 경험이 주었던 지혜가 있어, 나는 일단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이내 내가 기다리는 것(expecting)이 하나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어떤 말들로 주렁주렁 달고 올까. 시간이 더디 간다.

Saturday, May 18, 2013

비관주의 로맨스

비관주의자가 지혜로운 것은, 그가 비로소 비관을 견디어 냈을 때 지혜가 영글기 때문이다. 어떤 단단한 비관이 있어 나에게 기대어오는 요즘, 나는 매순간 매료되면서도 두려워진 나머지 비관을 길들이겠다는 보수적인 기획을 마음에 품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득, 나의 비관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리라는 현실을 깨닫고, 나의 비관이 이 관계의 조건임을 직시하고 말았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비관을 알아보고 또 모르는 채 하면서 상대방에게 매료되는 동시에 이내 두려워지고 말아 그저 서로를 껴안고 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