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12, 2010

'너'들을 찾아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다.
회고와 향수에 가까운, 아니 퇴행일 어떤 기억들이 떠올랐는데, 그것은 순전히 그가 셔츠 안에 스카프를 곱게 맨 그런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입들은 다문화주의적으로 착해졌다. 나는 네가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다, 라는 식의 앙갚음은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기억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것은 또한 그 기억이 내게도 퍽 포근하고 안전한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기억하며 행복감에 젖든 기억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든, 그놈은 언제나 거기에서 나를 지배하고 있다. 세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수상하고도 영리한 어떤 것이 있어서 소환장과 동시에 면죄부를 발행하며 그 본분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 잊어버린 말들을 가지고 글을 '쳐 나가는' 손가락들이 여러 번 머뭇거리는 가운데. 나는 이렇게 문장 도중에 마침표를 박아넣어버리고는, 그래도 언제나 한결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착하지 않고 나쁘게. 뻔뻔하게. 맹랑하게. 얼마 전 누군가 내게 "그것은 기회주의적인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냉정하게. 날마다 내 스스로 박살내고 남에 의해 박살나는 그런 삶. 너의 시, 너의 영화, 너의 글, 너의 말처럼. '너'들을 찾아 가는 길은 애초 순탄할 리 없었던 것이다.